필파워란 — 다운자켓 제작 전 알아야 할 5가지, 600FP와 800FP의 차이
필파워는 다운이 부풀어 오르는 정도를 나타내는 값입니다. 다운 충전량과의 차이, 용도별 FP 선택 기준, 고FP 다운의 원단·봉제 조건까지 다운자켓 제작 전 확인할 5가지를 정리했습니다.

필파워(Fill Power, FP)란 다운이 얼마나 부풀어 오르는지를 나타내는 숫자입니다. 다운자켓 제작 견적서에 600FP, 800FP처럼 적히는 바로 그 값이고, 옷의 보온력과 무게, 원가를 함께 움직입니다. 다만 숫자가 높다고 무조건 좋은 옷이 되지는 않습니다. 다음 시즌 다운 아우터를 기획하는 브랜드가 발주 전에 알아두면 좋은 기준을 다섯 가지로 정리합니다.
1. 필파워란 무엇을 재는 값인가
FP는 다운 1온스(약 28g)가 일정한 조건에서 차지하는 부피를 세제곱인치(in³) 단위로 나타낸 값입니다. 같은 무게라도 더 크게 부풀어 오르는 다운일수록 숫자가 높고, 그만큼 공기를 많이 품어 보온력이 좋아집니다.
부푸는 힘은 솜털(down cluster) 한 송이의 크기와 성숙도에서 나옵니다. 큰 솜털이 많을수록 FP가 올라가고, 깃털(feather) 비율이 높거나 솜털이 작으면 내려갑니다. 측정 방식은 기관과 국가 기준에 따라 수치가 조금씩 다르게 나올 수 있어, 원료를 받을 때는 시험성적서에 적힌 측정 기준을 함께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2. 다운 충전량과 필파워는 다른 변수입니다
발주처가 가장 자주 섞어 쓰는 두 단어가 필파워와 다운 충전량입니다. FP는 다운의 품질, 충전량은 옷 한 벌에 들어가는 다운의 무게(g)입니다.
같은 보온력을 목표로 할 때 FP가 높은 다운은 더 적은 양으로 같은 부피를 채웁니다. 그래서 800FP 이상은 경량 다운이나 휴대용 아우터에, 600~700FP는 충전량을 넉넉히 넣는 일상용 다운자켓에 자주 쓰입니다. 솜털과 깃털의 비율(90:10, 80:20 등)도 따로 표기되는 값이니, 견적을 비교하실 때는 FP·충전량·솜털 비율 세 가지를 나란히 놓고 보셔야 정확합니다.
3. 다운자켓 제작에서 필파워를 정하는 기준
저희가 작업하는 범위는 600~900FP입니다. 어느 구간을 고를지는 옷의 용도에서 출발합니다.
- 도심 일상용 다운자켓: 600~700FP에 충전량을 넉넉히. 볼륨감이 살고 단가가 안정적입니다.
- 경량·레이어드용: 750~850FP. 적은 충전량으로도 부피가 나와 무게가 가벼워집니다.
- 고가 라인·혹한기용: 850FP 이상. 원료 수급과 단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구스와 덕 원료의 차이도 함께 보셔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구스다운이 같은 등급에서 더 높은 FP를 내기 쉬운데, 자세한 비교는 구스다운과 덕다운의 차이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4. 높은 FP일수록 봉제와 원단이 더 까다롭습니다
솜털이 크고 가벼울수록 작은 틈으로도 빠져나오기 쉽습니다. 그래서 고FP 다운은 겉감과 안감에 조직이 촘촘한 다운프루프 원단이 필요하고, 바늘땀 간격과 바늘 굵기도 함께 조정합니다. 원단 선택 기준은 다운프루프 원단 가이드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충전 공정도 달라집니다. 가벼운 다운은 칸마다 정량을 넣기가 까다로워, 칸별 충전량을 저울로 확인하며 작업합니다. 퀼팅 칸이 너무 좁으면 고FP 다운의 부푸는 힘이 눌려 숫자만큼의 보온력이 나오지 않으니, 누빔 간격은 샘플 단계에서 함께 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5. 다운 원료 공급과 발주 준비
저희는 발주처가 원단과 부자재를 직접 공급하시는 사급 임가공이 기본이며, 다운 원료도 같은 방식으로 받습니다. 원료 수배까지 일괄로 맡기시려면 원단·원료 구입비를 선불로 받고 별도 협의로 진행합니다. 수량은 스타일 기준 300장 이상을 권장드리며, 그 미만도 협의는 가능하나 우선순위가 낮습니다.
발주 전에는 목표 FP, 칸별 충전량, 솜털 비율, 겉감 정보를 함께 정리해 주시면 견적이 빨라집니다. 품목별 공정은 다운자켓 제작 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필파워가 높으면 무조건 더 따뜻한가요?
아닙니다. 보온력은 FP와 충전량, 누빔 구조가 함께 정합니다. 700FP에 충전량을 넉넉히 넣은 옷이 850FP에 적게 넣은 옷보다 따뜻할 수 있습니다.
다운자켓과 패딩은 무엇이 다른가요?
패딩은 충전재를 넣은 옷 전체를 부르는 말이고, 다운자켓은 그중 오리·거위 털을 충전한 옷입니다. 합성 충전재를 넣은 옷도 패딩이지만 FP 표기는 하지 않습니다.
다운프루프 원단이 아니어도 고FP 다운을 쓸 수 있나요?
권해드리지 않습니다. 털 빠짐이 생기기 쉬워, 원단 조직이나 코팅을 먼저 확인한 뒤 샘플로 테스트합니다.
샘플과 본생산은 얼마나 걸리나요?
패턴이 확정되어 있다면 샘플은 12일, 본생산은 원료·원단 입고 후 23주가 일반적입니다.
숫자보다 옷의 쓰임에서 시작합니다
1981년 부산 망미동에서 시작해 45년 동안 다운과 패딩을 지어 오면서, FP는 옷의 용도가 먼저 정해졌을 때 가장 잘 맞춰졌습니다. 목표 FP와 충전량, 출고 시점을 견적 문의 폼에 남겨주시면 원료와 원단 궁합부터 함께 검토해 드립니다.